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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잡다 책읽기

손바느질 핸드메이드 슈즈:갖고 싶다!!

베이징댁 2014. 5. 22. 11:45

 

 

언젠가 지인과 수다를 떨던 중,
한국은 유독 핸드메이드에 관한 가치가 낮게 평가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대량으로 생산되는 공산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손으로 만든 것은 분명 독보적인 가치가 있고
그래서 사람들은 수공으로 만든 것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그 제품을 화폐와 바꿀 때에는 그 가치를 최소한으로 끌어내리려고 한다.
그래서 '에이, 내가 만들고 말지' 생각하는 이들은
가격을 후려치고 가치를 폄훼하려는 사람들에 비하면 양심적이고 착하다.

책을 쓸 때 인터뷰이가 되어 주었던 슈즈 디자이너 한정민이 낸
<손바느질 핸드메이드 슈즈>는 그래서 반갑고,
얼치기 핸드메이더가 만들어 낼 결과물을 한층 세련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고맙다.
인터뷰를 위해 몇 번 만났을 때에, 그녀 역시 이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끙끙 앓고 있었다.

특히 그녀의 책처럼 만드는 과정이 모두 사진으로 기록되고 남겨져야 하는 실용서는
책을 만드는 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다. 사진이 중요하니 사진가도 고용해야 하고,
멋진 사진을 위해서는 스타일리스트도 필요한데다 이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동시에
그녀는 내용을 꼭꼭 눌러담아 원고도 써야한다.

 

그녀와 만나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땐,
솔직히 긴가민가 하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책으로 묶인 그녀의 신들은 디자인도 예쁘고 손맛도 그득해서
저절로 감탄이 튀어나왔다.

"와!! 예쁘다. 너무 예뻐" 평소보다 몇 배는 과장되게 칭찬하고 싶었는데,
그녀와 만나 책을 교환(?)한 날엔 후두염 때문에 인간이 된 인어공주마냥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제대로 이야기 하질 못했다. 다음 번에 만나면 꼭 이야기해줄거다.

너무 예쁜 신이 많아서 딸내미에게 신기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내 손은 너무 투박해서 이런 걸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울 엄마한테 부탁해야지. 하하-

 나처럼 책만 보고는 예쁜 신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엄마들을 위해서
그녀는 핑거스 아카데미에서 강의도 한다.
수익모델을 생각하면, 안 하는 게 나은 정도지만
그래도 아이 낳듯 열심히 만든 책을 생각하면
오래오래 건강하게 목적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사랑하고 가꿔 줄 필요가 있어서다.


너무 예뻐서 같이 사는 친구한테 '화니야, 이거 연우 신기게 만들어줘' 하고 농을 했더니,
그 친구가 우리 딸내미 이미지에는 맞지 않는단다.
하지만 너무 예쁜 걸. 딸 가진 엄마들의 로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내 손으로 못 만들고, 울 엄마도 바빠서 못 만들어주신다 하면
그냥 그녀에게 부탁해야겠다.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폄훼하지 않고,
디자이너로서 공예가로서의 그녀를 넉넉히 인정해주는 가격을 지불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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