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어쨌거나 글쓰기/기획 (13)
Daham
올해 초, 부산의 유명안과에서 발행하는 문화지 겸 소식지 작업을 했다. 원 테마 매거진으로, 문화 기사가 60% 정도이고 병원 관련 내용이 40% 정도. 페이지는 약 20p 정도지만, 판형이 위로 다소 긴 편이라 원고량도 적지 않은데 또 내가 꾸역꾸역 원고를 길게 써서 ^-^;;;; 아주 약간 빡빡한 감이 있다. 첨부한 파일은 작업 초반에 공유했던 기획안과 원장님 인터뷰 전에 보내드렸던 예상질문지인데 좀 간략하게 작성되기는 했지만 혹시 도움될 이가 있을지 몰라 공유. 작업할 땐, 여러 일이 마구 겹쳐 진행되는 바람에 거의 토할 뻔 했는데 지나고 보니 원고를 좀 더 재미있게 썼어도 좋았겠다 싶다. 하긴, 이런 생각은 마감이 끝날 때마다 한다. ^-^;;; 후회해도 인쇄하고 나면 늦으리. 다음 마감 때는 좀..
기획에서 원고작성까지, 제가 익숙한 작업들은 인쇄를 바탕으로 한 분야들입니다. 잡지를 통해서 경력을 시작해 단행본이나 잡지 등의 출판물, 브로슈어나 리플릿 같은 것을 만들어왔기 때문이죠. 그래서일까, 아이디어를 내고 내용을 정리할 때에도 종이를 많이 씁니다. 그러다 올해 초 영상회사와 함께 일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걱정도 했고, 얼레벌레 실수도 많이 했습니다. (아. 시행착오는 지금도 계속 겪는 중입니다.) 첫 번째 프로젝트 때에는 근 몇 년만에 다시 철야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몸살. 골골-대며 일주일을 보냈죠. T_T) 크게는 두 번정도 고쳐쓰고, 자잘하게는 지속적으로 조금씩 수정을 계속 했어요. 쓰면서 느낀 점은, 클라이언트가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브로슈어 기획안이나 영상 기획..
기획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 나름 오랫동안 기획안을 써왔는데, 오히려 요즈음엔 '기획'이라는 것이 뭘까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어렵다. 신입 에디터 시절에 나를 이끌어주었던 선배와도 기획이라는 것에 관해 간혹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야기를 반복해봐도 명확한 경계를 찾아내거나 손에 잡히는 결론을 얻기가 어렵다. 특히나 우리가 주로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기획자로 사는 것의 어려움이다. 어떻게 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을까.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에는 기획이 있다. '기획'이라는 것을 한 프로젝트에 관한 '아이디어'라고만 생각하면 이 아이디어의 가치를 측정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특히나 클라이언트가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 기획은 프로젝트의 뼈대를 잡는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해, 나의 사회생활은 그 즈음에 시작되었다. 우리 엄마가 할머니가 된 이 즈음, 우리 가족의 설날 연휴는 '휴식'의 다른 말이자 대청소 데이라는 이름을 붙일 법한 날들이다. 2층에 기거하는 동생님하가 2층 거실에 있는 책장을 정리하라며 웬일로 나를 들볶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주저 앉은 나는 자료가 필요해도 어지간해서는 들여다보는 일 없는, 잡지와 책과, 스크랩 자료, 레퍼런스 자료로 모아놓은 온갖 인쇄물을 뒤적거리는 것으로 설날 지난 오후를 소일했다. 이렇게 멋지게 낡은 서류들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나름 옛 기억을 떠올리며 푸훗- 하게 해주었던 예엣날 기획안들. 그러다가 한 뭉치의 종이 속에서 초년 에디터일 때 작성했던 기획안을 찾아냈다. 병아리 에디터 때 쓴 것이니 잘 썼다고는 할 수..
오늘은 자랑질 포스팅입니다. 씨익- ^-^ 그동안 아빠도 남편도 안 사줬던 만년필을, 드디어 선배한테 선물 받았거든요!!! 선배가 다음주 쯤 나올 새 책 출간을 축하하는 의미로다가, 연말연시이기도 하고 해서 선물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선배!! 일도 주시고, 만년필도 주시고! 이히힛- 좋은 만년필을 받았는데, 사진이 멋지지 않아서 조금 죄송. 짜잔- 실물은 이렇습니다. 찾아봤더니 이라는 제품라인이라네요. 파버 카스텔 홈페이지에 가면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요렇게- 제가 받은 것은 어두운 배나무인 것 같아요. 따듯한 커피 또는 코코아 색이라서 아주 마음에 들어요. 파버 카스텔의 설명처럼, 이 만년필은 손에 쥐는 느낌이 아주 편안해요. 적당히 묵직한 느낌 덕분에 안정감이 들어요. 카트리지에 넣는 잉크와 ..
그러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하지만, 오늘은 빈정상한 일을 토로하고 싶어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12월에 나올 예정인, 그러나 내년 초에 나올 것 같은, 단행본의 저자교정을 보는 중이거든요. 그런데 교정지의 끝으로 가면 갈수록, 욱- 우욱- 욱- 하고 화가 불쑥불쑥 납니다. A3 출력, 피바다가 된 교정지. "제 글이 김훈 선생님이나 신경숙 선생님처럼 멋진 글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원고가 너무 바뀌어서, 제가 쓴 게 아닌 것 같아요." 라는 말로 시작해 편집자와의 길고 긴 통화를 했고, 더러운 성질머리를 다스리며 나름 나이쓰-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그리고 편집자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교정지를 들여다보니 화가 나는 건, 제가 아직 '미생'이기 때문이겠죠. 휴우- 저자인 나의 원고가 고스란히 그대로 출간되는..
일상적이면서 이상적인 작업환경. 북경에서 아이를 키우며 90%는 애엄마이자 주부로, 10%만 글쓰는 사람으로 살다 한국에 돌아와 다시 글쓰기 작업을 하려니, 다시 에디터 초년생으로 돌아간 듯 막막할 때가 있다. 선배를 잘 둔 덕에, 일거리를 부탁하자 마자 원고를 하나 맡겨주셨는데 이게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매거진이라서 월간지와 다르게 엄청 빡빡하다. 마감 끝나고 나면 또 마감, '우와, 원고 다 썼다!' 하고 나면 금세 또 원고를 써야하는 일상이랄까. 글쓰기를 손에서 놓은 적은 없었는데도, 매일 출근하듯 원고를 쓰지 않아서인지 원고 하나 쓰기가 예전처럼 녹록치도 않고.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어떻게 글을 쓰나요?'라는 다소 추상적인 내용이라 이번에 원고를 쓸 때의 나를 곰곰이 관찰해봤다. 순차적으로..
학부 시절에는 감히 광고계의 입사를 꿈꾸기도 했었던 터라, 광고회사를 포기한 이후로도 마케팅과 브랜드는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다. 열과 성을 다해 사랑했던, 첫사랑 같던 첫 매거진이 폐간하면서 나는 자연히 회사에서 하는 다양한 기획 분야의 글쓰기를 맡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뭔가 억울한 일에 저항하며 분연히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이후로도, '요즘 프리랜서 하신다면서요? 저희 이런이런 일이 있는데...' 하며 슬금슬금 들어온 다종다기한 일들을 하면서 안 그래도 잡다한 성향이 오만잡다 글쓰기로 번졌다. 오만잡다 글쓰기가 생활의 영역에 들어오니, 분야는 더 일파만파. 친한 친구들이 웹사이트를 오픈할 때 대문에 내 걸 짧은 글을 써 주거나, 사연을 아는 친구 결혼식 청첩장 인삿말을 써주는 등의 일은 즐겁게 할 ..
내가 생산하는 제품, 우리 회사, 딸처럼 키우는 브랜드. 분명 좋은 제품이고 건강한 회사이고, 멋진 브랜드인데, 이걸 어떻게 널리 알릴까 고민인 이들이 많다. 대기업에서야 홍보/마케팅팀을 따로 운영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들은 일당백으로 알려야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도무지 방법을 모르겠다는 이들을 위해 보도자료에 관한 간략 포스팅. 우선, 란 무얼까? 말 그대로는 이다. 신문, 방송, 잡지, 인터넷 매체 등에서 일하는 취재기자들에게 기업이 제공하는 발표문이자 자료로, 고전적인 홍보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 사회공헌활동, 괄목할 만한 성장, 이전에 없던 서비스의 출시 등 기업의 입장에서는 관련된 모든 내용을 널리 알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기자들은 본인이 받거나 찾은 보..
아이를 낳아 키우다보니, 숨이 가쁜 잡지일 보다는 호흡이 긴 단행본 작업을 많이 하게 된다. 물론, 단행본으로 생계유지는 어렵다. 그저 경력단절이 되지 않으면서 천천히, 느리게 일을 한다는 것과 의미있는 책을 세상에 내어보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을 뿐. 이전 포스팅에서 출판기획안 양식에 대해 이야기 했었는데 실제로 작성된 예시를 보면 누군가에게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예전에 작성했던 제안서를 올려본다. 사실 이 제안서는 시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방향과 폭이 조금 바뀌었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단행본으로 가을 즈음 출간될 예정인데, 최초의 제안서와는 방향이 달라진 터라- 문제는 없겠지. 내가 쓴 건데 뭐. ㅋㅋㅋ 다들, 작성 사례를 보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 나...나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