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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대를 바꿔보자! (1) :: 페인트칠 본문

막무가내 인테리어

싱크대를 바꿔보자! (1) :: 페인트칠

베이징댁 2014. 6. 16. 14:21

이 문제적 주택은 제천에 있고요.
왜 문제적 주택이라고 하냐하면, 집 상태가 너무 엉망이었어서요. T-T

아빠가 좋은 마음으로 말도 안되는 보증금에 살게 해 준 세 식구.
그런데 이 식구들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
방 네 개에 욕실 두개짜리 이 집을 제대로 관리도, 청소도 하지 않고 사셨던 거죠.

그러다 이사를 가겠다면서 아침저녁으로 보증금 빼달라며 전화를 해대다
결국 이사를 나갔습니다. 그 전에 세입자를 구해보려 했지만
집이 너무 험해서 아무도 들어오겠다고를 하지 않아서
일단 보증금을 빼주고 이사 나간 후에 수리를 하지 않으면
새로 이사 올 사람이 없겠구나 하는 판단이 저절로 팟! 들데요.

집은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개 냄새에, 청소 안하고 살아서 지저분하고 벽지는 누렇고 바닥도-
이사를 나가고 나니 더 청승맞고 서글펐다지요. @_@ 이 무슨-
그래서 이 가족들 이사 가고 난 후, 저는 또다시 대대적인 집수리에 착수하게 되었다죠.

첫 번쨰는 주방이었습니다.
사실 주방 구조 자체는 제가 좋아하는 오픈형이고, 공간이 꽤 넓어요.
하지만 더께가 한겹 싸고 있는 이 싱크대가 문제였습니다.


두둥- 문제의 싱크대. 나름 그 옛날에 에넥스에서 한 건데, 오래되니 서글프네요.

제천의 싱크대 가게들에 전화를 걸어 견적을 받아보았습니다.
사이즈를 불러주고 얼마인가 하고 물으니 가격이 290만원에서 350만원까지
헉소리 나게 나오더군요.

요런 구조와 사이즈입니다.

"상판이랑 문짝만 바꾸려고요." 라고 소심하게 이야기했더니,다들 그러시데요.
"상판과 문짝 가격이 비싼 거라서 몸체를 안 해도 크게 차이가 없어요."

@_@ 일단 그럼 문짝은 페인트로 칠하기로 하고, 상판만 해야지- 하고 결정.

페인트 사러 벤자민 무어로 고고씽.
사실 집 전체 수리에 소요되는 페인트 양이 만만치 않아서
필요한 모든 페인트를 다 벤자민 무어로 할 수는 없었지만
싱크대 문짝만큼은 입자가 곱고 고급진(?) 벤자민 무어 페인트로 칠하기로 했어요.

부엌이 조금 어두운 느낌이 들어서 상큼한 색으로 하고 싶었으나,
너무 튀면 또 그래서 톤 다운된 푸른색으로 하기로 했죠.
제가 생각해 간 색깔은 스트라톤 블루(HC-142, straton blue)였는데
결국 벤자민 무어 쇼륨에 칠해진 고사머 블루(Gossamer blue)로 결정했어요.
상부장이랑 하부장이 모두 같은 색이면 답답할 것 같아서
상부장은 코튼 볼스(cotton balls,OC-122)로 했어요.

 

싱크대 문짝을 모두 떼어냅니다. 떼는 건 친구가, 다시 붙이는 건 제가 했어요.
무선 전동 드릴이 아주 유용합니다.
문짝 도로 붙일 땐, 제가 유선 전동 드릴을 썼는데 라인을 여기저기 옮겨야 해서
아주 불편하기도 하고 작업하기가 사납더라고요.
친구는 핸디한 드릴로 슥슥 하던데.

떼어낸 문짝들에서 다시금 손잡이를 분리하고,
상부장과 하부장으로 구분해서 페인트칠을 해줍니다.
순서는 프라이머 1회 (하룻밤 말린다) ---> 페인트칠 2회

프라이머가 다 마르면, 아주아주 고운 사포로 (600정도가 적당할 것 같아요.) 살살- 문질러서 표면을 정리해줍니다. 그리고 작은 롤러를 이용해서 페인트를 발라주면 끝!

페인트가 너무 잘 말라서
다 말랐겠거니 하고 겹쳐서 기울여 놓았더니 땜통 같은 게 생겼어요. 힝- T_T
그래서 문짝 달기 전에 다시 한 번 칠해주고 살짝 말려줍니다.

양은 각각 한 파인트(3만6천원 짜리)면 충분하고요. 충분하다기보단, 엄청 남아요.
저는 남은 페인트로 여러군데 두루두루 더 썼답니다. ㅋㅋㅋ 그건 다른 포스팅에서 공유할게요.

손잡이를 분리한 건, 페인트칠을 깔끔하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손잡이를 바꾸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급하게 찍느라 그림자가 좀 졌네요.

위쪽이 옛날 손잡이, 아래쪽이 새로 바꿔 달 손잡이 입니다.
문고리 닷컴에서 구입했고요. 같은 것이라도 사이트에 따라 200원 정도 가격차이가 있더라고요.
문고리 닷컴, 손잡이 닷컴, 1200M 등등 한 아이템으로 여러 사이트를 비교해보시면 좋아요.

저 손잡이는 개당 1200원에 샀고요. 싱크대 문짝 두께에 맞게 나사를 보내주는데,
저는 실측 안하고 눈대중으로 1cm로 주문했다가 완전 -_-; 망해서
나사는 옛날 나사 그냥 썼어요. 싱크대 문짝 실측!! 엄청 중요합니다.

 

손잡이를 다 바꿔 단 후의 문짝들이예요.

초록색의 문짝에 비하면 문짝이 아주 산뜻하고 밝죠? 손잡이 달고 나니까 더 뿌듯해졌어요.

문짝을 다는 도중에 한 컷 찍었어요.
요기 가운데는 원래 유리로 된 문인데, 해가 들어서 그런지 이 선반 안쪽만 누렇게 되었더라고요.
지저분한 안쪽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리도 그냥 쓱쓱 칠해버렸습니다.

같이 일하던 친구한테 그 이야길 안 했더니, 친구가 저더러 터프하다며- ㅋㅋㅋㅋ
터프한 게 아니라 합리적인 거라고!!

어찌어찌 문짝을 다 달고 난 이후, 감동의 한 컷- 입니다.
왼쪽의 문짝 얼룩덜룩은 땜빵 때문에 새로 덧칠한 부분인데, 아직 덜 말라서 얼룩덜룩해보여요.

사실 아직 상판을 교체하지 않아서 싱크대 공사는 덜 끝났지만,
그래도 문짝 하나 바뀐 것 만으로 산뜻하니 좋지요? ㅋㅋㅋㅋ

상판 바꿔서 싱크대 완성하고 나면 포스팅으로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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