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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무엇을 말하는가? :: 음식의 언어

베이징댁 2015. 5. 7. 12:14

재미있겠다 싶어서 직관적으로 선택한 책.

전공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든 사회현상에는 그 이면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여기게 된다.
왠지 음식의 호불호에 관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에
선택했지만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아, 오해는 마시길!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언어학'을 기반으로 '음식' 혹은 '식문화'를 조명한 책이다.
결론은 <위아더월드> 정도이지만,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
침을 꼴딱꼴딱 넘기게 하는 음식 이야기들,
덤으로 저자의 삶터인 샌프란시스코의 맛집을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묘사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바알간 토마토 케첩이
실은 아시아의 피시소스(우리말로 하자면 액젓? ^-^;;;)에서
유래되어 각 지역에 맞게 조리법이 변형되면서
다양한 케첩 중에서도 토마토를 넣은 미국식 케첩이 인기를 얻었고,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는 것.

특히 내게 재미있었던 점은 케첩과 같은 단어의
스펠링이 아직도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다.

 

과연 언어란, 살아서 계속 움직이는 것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달까.

 

또 다른 이야기라면,
레스토랑의 메뉴판 읽는 방법 같은 것인데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비싼 레스토랑의 경우 메뉴에 관한 선택권이 적고,
메뉴에 대한 수식어가 적으며, '진짜' '풍미있는' 등등의 표현이 거의 없다.
반면 중저가 레스토랑의 경우에는, 맛을 연상시키는 형용사가 고급 레스토랑보다
과하게 사용되는 편이고 굳이 식재료에 대한 확신을 위한 단어가 많이 쓰인다.
디저트에 관한 표현은 성적인 요소가 많으며,
사람들은 디저트에 관해서는 메인요리에 비해 관대한 평가를 내린다.

 

 

요즘 같은 계절에 어울리는 이야기라면,
아주 먼 옛날부터 아이스크림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가
아이스크림 이전에는 화약의 원료였다는 것.
앗! 그리고 새로운 사실은 하겐다즈가 미국 브랜드라는 것.
나는 독일이나 프랑스 브랜드인줄 알았는데,
이런 인상을 의도해서 지은 아주 음운학적인 브랜드명이라고 한다.



아직 좀 이른 감은 있지만,
휴가철에 휴양지에서 읽기 좋은 책이다.

 

(사족: 예전에 코타키나발루 어느 리조트에서 내가 읽었던 책의 제목은
       <공부하다 죽어라>였다. 훌륭한 책이었지만, 휴식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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