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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인테리어

키즈 테이블 페인팅- 이라 쓰고 대충 리폼이라 읽기

베이징댁 2014. 6. 6. 19:47

북경에서 대책없이 한국으로 돌아와 친정 엄마에게 민폐를 끼치며
살고 있는 터이기는 하나, 현재
사는 곳을 편안하게 만들고
그 곳에서의 일상을 어떤 표정으로 만드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늘 내 책상 뒤에서 의자에 앉아 구부정하게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보는 딸내미를 보면서

책상을 만들어 주든지 사주든지 해야겠다 생각했었는데,
연휴이기도 하고 (연휴엔 역시 페인트칠인가- ㅋㅋㅋ)
마음 먹은 김에 얼른 해치우지 않으면

우리 딸내미 일찍이 거북목 증후군 같은 거 생길까봐 얼른 했다.

 

지난 번 제천에서 아이들용 의자와 테이블을 찾아내어 들고 올라왔는데,
테이블이 요런 꼴. 그래서 의자만 꺼내놓고 테이블은 어딘가에 꽁꽁
처박아두었더랬었는데 다시 꺼내니 이 상태로는 영 못 쓰겠어서 리폼을 결심!

사진이 없어서 그런데 저기 보이는 초록색 비닐천과 스펀지를 벗겨내면
아주 멋지고 탄탄한 나무판이 나올거야! 라고 믿고 북북 뜯어내었으나....
그랬으나 웬 곰보 합판이 가운데도 쑥 들어간 폼으로 덜렁 얹혀있어서 대실망했다.

푹식푹신한 탁자에서 글씨 쓰는 것도 싫지만(딸이 아니라 내가 싫다. ㅋㅋㅋ)
곰보 테이블에서 그림 그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동네 목재소로 향했다.
근데 하필 결심한 날 비가 와가지구-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이틀 후엔가 구입.
목재소에 갔더니 죽은 나무 냄새지만 그래도 나무 냄새가 나니 왠지 좋았다.


아- 나는 요런 장면만 보면 그냥 흐뭇하고 배가 불러진다. 왜 그렇지? 내 것도 아닌데. ㅋㅋㅋ

테이블 사이즈는 60*60센티미터였는데, 얹힐 걸 감안해서 61*61로 자르기로.
두께가 한 8센티미터 정도 되는 집성목이 좋아보여,
여쭤봤더니 그건 자투리가 없어서

판을 통째로 하나 사야된다고 하셔서 가볍게 포기.
5T 정도 되는 합판을 사이즈대로 잘라서 사왔습니다. 가격은 3천원.
아이 책상에 얹을 거라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사포질도 아주 성의있게 해주심.

끝을 둥글리는 작업따위는 하지 않는 터프하고 무심한 엄마 스타일대로
(그래도 나름 제재소 사장님께서 사포로 둥글게 만들어주심)

머리가 없는 혹은 아주 작은 못으로 탕탕 쳐서 아래 판이랑 붙여줍니다.
아래 판이 가운데가 우묵하게 내려가 있어서 깔끔하게 쫙쫙 붙이기보다
테이블 프레임에 잘 고정시키는 것 정도가 목표예요.

못 박고 나서 프라이머를 발라 하루정도 건조시킵니다.
저는 저녁 때 다 되어 발라놓고 다음 날 오전에 페인트 발라버렸어요.

 

아이에게 화사한 원색이 좋기는 하지만, 시각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런 뉴트럴 컬러를 골랐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페인트가 남아있던 거라서 발랐어요. ^-^;;; 흐흐-
하지만 색상 괜찮습니다. 부담없고. 벤자민무어 Gossamer blue 입니다.
맑은 하늘색보다 약간 톤다운 되어 있는 느낌 정도?
꼬맹이 손까지 빌려가며 (사실은 페인트칠 하겠다고 덤벼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칠했어요. 다행이 떡진 곳은 없다는 거.

코팅이 되지 않은 나무라서 나뭇결 틈틈이 페인트를 우겨넣다시피 해서
대강 두 번 칠하고 마무리했고요.
벤자민 무어의 가구전용 페인트는 목재에 칠할 경우,
별도로 바니쉬 처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대충 말리기만 하고 바로 들여놓고 쓰기 시작!

 

사진이 잘 나와서지만, 생각보다 원색과의 조화가 나쁘지 않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뒤로 딸내미의 공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맨날 엄마 책상에 기어올라와서 놀고 싶어하는 딸내미가 이제 자신의 공간에서
즐겁게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아이패드도 보는 (으잉?? ㅋㅋㅋㅋ)
자신만의 시간을 가꿀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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