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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상륙한 IKEA에 가다

베이징댁 2014. 12. 30. 13:07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온다 만다, 참 말이 많았었는데
결국 12월 18일에 문을 열었죠.

북적거리는 인파에 그 추운 날에 사람들이 밖에서 기다리며 오들오들
떨었다는 뉴스를 듣고는
'음- 그럼 나중에 가야지' 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싫어요. 기다리는 것도 싫어요. 헤헤- )
어제 엄마가 "이케아에 가야겠다!"고 하셔서
같이 다녀왔어요.

사실, 북경에서 지내는 동안 그리도 사랑했던 이케아지만
(집 근처라 가깝기도 했었고요.)
그래서인지 한국에 들어왔다는 이야기에도 별 감흥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엄마는 새해맞이 침구 교체를 선언하셨고,
딸내미도 봐주고 밥도 해주시는 엄마(라고 쓰고 얹혀사는 주제에-라고 읽습니다.)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는지라 일단 갔습니다.

뙇! 도착했더니 차가 어마무시하게 많아요.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데 30분, 주차장에서 주차하느라 30분 보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롯데프리미엄 아울렛과 주차장 들어가는 방향이 같아요.
한줄로 가다가 이케아 주차장과 아울렛 주차장으로 나뉘는 방식이라,
얼레벌레하다 아울렛 주차장으로 들어가신 분들도 꽤 될 듯 합니다.

이케아 주차장은 왼쪽! 이예요.

줄 서서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어도, 줄어들지 않는 줄.

 

주차하느라 시간을 많이 보낸데다, 딸내미 데리러 가야하는 시간이 빠듯해서
이케아의 심볼인 쇼룸은 보지도 못하고 바로 침구 코너(홈퍼니싱 14번)로 고고! 
그러다가 엄마가 배고프다고 카페테리아에 갔는데,
마침 점심시간 겹쳐서 줄만 또 30분 서있게 생긴거죠. T-T

역할분담으로다가, 저는 홈퍼니싱에서 엄마가 찜해둔 침구들 고르고
엄마는 카페테리아 줄 서고.
저는 또 침구들 골라와서 카트 구석에 처박아놓고 밥 먹을 테이블 자리잡고.
아아- 밥 먹는 것도 전쟁이었어요.

로컬 메뉴로는 불고기 덮밥(3,900원)과 김치볶음밥(2,000원),
그리고 콩나물국(500원!!!!)이 있었어요.

근데 울 엄마 항상 하시는 말씀, 맨날 먹는 건 당신이 만든 게 훨 맛있다며
안 먹어본 거 먹어야 한다- 라는 거라서 한국음식은 패쓰.

연어 랩, 연어 샐러드, 펜네파스타, 미트볼과 기타 등등 스낵들을 골라오셨어요.
엄마가 배고파서 줄 선거라, 평소 엄마답지 않게 한 상 가-득 고르셨죠.
키시와 시나몬롤 같은 스낵은 아예 건드리지도 않고 랩에다 싸서 가져왔다는-

 

그리고 요 트레이 카트!!
요 녀석 덕분에 엄마 혼자 주문해서도
양껏 가져올 수 있었다죠.
북경 이케아에는 없던 녀석인데,
이것 덕분에 이케아 카페테리아 매출이 많이 오를 듯 해요.

 

배고픈 엄마가 양껏 고른 음식들. 평소에는 이렇게 많이 안 드시는데-
카페테리아에서만 3만원 썼음. T-T
개인적으로는 둘이서 연어샐러드와 랩, 미트볼, 커피, 요렇게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아래 사진들은 이케아 제품들과 살까말까 싶어 일단 사진 찍어온 녀석들이예요.

엄마의 주목적이었던 침구 코너.
이불커버 싼 것 7,900원짜리 (싱글사이즈 90cm*200cm)도 사고,
매트시트도 사고, 잔뜩 샀다는-

가격대는 아주 저렴한 것은 7,900원 정도가 있고요.
(그런데 얘네들은 대부분 디자인이 별로- ㅋㅋㅋㅋ)
일반적인 이불 커버는 14,900정도(싱글사이즈)부터 있습니다.
사이즈별로 가격 차이가 나고요.
대개 면 100%라서, 울 엄마는 아주 만족하십니다.

 

그릇이 없어 아쉬운 주방코너.

이케아의 매력 중 하나는 싸고 예쁜 그릇들인데,
광명점에는 그릇이 안 들어왔더라고요.
냄비받침이나 쟁반, 와인랙 같은 것들만 있고
그릇은 없는- 커트러리도 못 봤던 것 같고요.
아쉬웠어요. T-T
한국에서 많이 쓰는 카페컵 같은 것들은 2.5위안이나 3위안 정도(5~700원)에도
살 수 있었어서 북경에서는 이케아 그릇 덕을 꽤 많이 봤었거든요.
손님 온다 그러면, 접시 한 패키지씩 사와서 세팅하고. ㅋㅋㅋㅋ

엄마랑, 왜 그릇은 안 들어왔을까- 쑥덕쑥덕
가구업체들이 반발했다는데, 식기업체들도 반발했나- 쑥덕쑥덕하면서 왔어요.
이유가 엄청 궁금하네요.

    
욕실용 수납장 겸 거울인데, 공간 별로 안 차지하고 좋은 것 같아서 일단 사진으로 찜.
세면대도 팔더군요. 안 깨뜨리고 집에 잘 가져갈 수 있을라나.
왜 저는 세면대가 예뻐보였을까요?  ㅋㅋㅋㅋㅋ



이건 완전 넉넉한 나무늘보 컨셉이라, 갖고 싶어서 일단 사진으로 찜 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요. 35만원. 뜨헉-

 


확장성 있는 스토리지 테이블. 웬일로 회색 가구가 나왔길래 일단 사진으로 찜 했어요.

쇼룸은 정말, 이케아의 모든 아이템을 환상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멋진 공간은 모든 걸 다 살 때 가능하다는 게 함정. ㅋㅋ
(광명점의 쇼룸을 곰곰이 뜯어보지는 않았지만, 북경에서의 쇼룸을 생각하면 그렇죠.)

일단 돌기만 하면 30-40만원은 가뿐하게 쓰고 나옵니다.
쓰잘데기 없어도 예쁜 것들이 많거든요.
쓸데 있고 가격 싼 것들도 꽤 있지요.

그러나 버뜨!
저는 당분간 다시 안 가려구요.
일산점이 오픈할 때까지는- ㅋㅋㅋㅋ
워낙 사람 많은 걸 못 견뎌하는 저로서는 너무 힘들었어요.

5세 이하의 아이들은 어지간하면 데려가지 않기를 권합니다.
가족 총출동! 했다가는 다들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어른들끼리는 파이팅! 아이들은 힘들어서 파김치.
특히 남편을 비롯한 남자들이 싫어합니다. @_@

북경에 있는 이케아와 비교하면,
일단 깨끗하기는 합니다. 뭐, 연지 한달도 안 되었으니 당연하겠죠.
공간 구성과 순서도 거의 비슷해요.
방들로 구성된 쇼룸을 돌고 나면, 주방, 욕실, 등등- 나오고
아이들 코너 돌고 나면 카페테리아 나옵니다.
카페테리아 지나면 홈 퍼니싱이라고 해서 카트에 실을 수 있는
침구, 러그, 방석 등 지나서 조명코너 지나고, 스토리지 아이템 지나면
액자와 거울, 시계 등 코너가 나오고 그 다음엔 향초하고 정원용품 코너가 나오죠.

북경의 이케아는 3층으로 되어 있어서,
3층은 쇼룸 위주에 카페테리아가 있고
2층으로 내려가면 주방용품을 비롯해 본격적인 골라담기가 시작됩니다.
2층에는 주로 작은 소품이나 카트 안에 들어가는 것들이고요.

북경에서는 2-3층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
광명점에서는 하나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게 다르네요.

1층은 공통적으로 셀프서브 구간으로
쇼룸에서 봤던 것들 중 부피가 큰 가구들 같은 것을
이곳에서 직접 골라 담아 (이렇게 표현하기엔 많이 무거운 것들이지 말입니다.)
계산대로 가면 됩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 다시 허기가 몰려오는 걸 아는지,
앞에 핫도그 같은 걸 파는 스낵바와 식음료품 코너가 있죠.
연어 한두 팩 사올까 했는데, 역시나 줄이 너무 길어서
걍 포기했어요.
연어는 코스트코에서 사먹자- 라고 마음을 다독이며.

친한 디자이너는 (한국에 있지 않은 친구입니다.) 이케아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른 것보다 내구성이 약하다는 면에서,
그리고 쓸모없는 쓰레기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요.
동감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_@ 조립하고 나면 삐걱거리지 않는 제품으로요.
아직도 이케아는 제게 양가감정을 일으키는 존재입니다.

아참!
그리고 계산을 할 때 보니 신한카드에서 발빠르게 무이자 할부를 해주더군요.
그리고 가실 분이시라면, 굳이 붐비는 곳에서 멤버십 가입을 할 필요 없이
이케아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해서
이메일로 발급되는 회원카드를 휴대폰에 담아가시면 편해요.
저는 어제 15,000원 할인받았어요.

느긋하고 편안하게 이케아 쇼핑을 할 날이 오기는 올까요?
오겠죠? 그럼 그 때 다시 한 번 도전!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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