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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ham
처음에 신입 에디터였을 때, 멋 모르고 내가 했던 기획은 말하자면 잡지 콘텐츠 기획이었다. 그리고 여러 분야의 기획자들을 만나면서, 또 잡지를 벗어나 다른 분야에 기획자로 참여하면서 스멀스멀- 기획이란 뭘까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이건 마치,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답만큼이나 각양 각색의 답이 나올 수 있는 문제이고 그러다보니 결국 누구도 명쾌하고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가 추천해 준 한 권의 책. 일단 다양한 분야의 기획자들, 현재 치열하게 일하는 그들의 현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제작비를 아끼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2도처럼 느껴지는 담백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과하지 않고 무던한 느낌이랄까. 책은 인터뷰를 통해 공연기획자, 광고기획자..
기획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 나름 오랫동안 기획안을 써왔는데, 오히려 요즈음엔 '기획'이라는 것이 뭘까에 대한 명쾌한 정의가 어렵다. 신입 에디터 시절에 나를 이끌어주었던 선배와도 기획이라는 것에 관해 간혹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야기를 반복해봐도 명확한 경계를 찾아내거나 손에 잡히는 결론을 얻기가 어렵다. 특히나 우리가 주로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기획자로 사는 것의 어려움이다. 어떻게 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을까.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에는 기획이 있다. '기획'이라는 것을 한 프로젝트에 관한 '아이디어'라고만 생각하면 이 아이디어의 가치를 측정하는 데 필요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특히나 클라이언트가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 기획은 프로젝트의 뼈대를 잡는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