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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ham
우리 집 마당에서 해마다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것은 목련이었다. 어느 해엔가, 웃자란 목련의 둥치를 뎅강! 잘랐던 적이 있었다. 목련의 수북한 가지와 잎 때문에 기를 펴지 못하던 살구나무와 라일락에게 볕을 쬘 기회를 더 주기 위해서였다. 살구나무와 라일락의 따듯한 시간도 잠시였다. 목련은 잘려나간 나무 둥치들 위로 맹렬하게 가지를 뻗어냈고 다시금 무성해졌다. 그 때는 목련이 왜 그리도 억척스럽고 뒤퉁스럽게 느껴졌는지, 마당을 드나드는 길에 괜히 샐쭉하게 눈을 흘기는 기분으로 목련을 쳐다보곤 했다. 올해는 목련 뿐아니라 모든 나무들이 뎅강뎅강! 잘려나갔다. 솜씨 좋은 정원사를 부를 처지는 못 되어서, 잡부를 둘 불러 둥치 즈음까지 시원하게 잘라내었다. 올해도 유난스럽게 일찍 꽃봉오리를 틔우고 봄을 준비하..
제멋대로 살림살이
2015. 3. 18. 1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