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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기획안을 찾다-매거진 섹션 기획안

베이징댁 2015. 2. 20. 20:29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해, 나의 사회생활은 그 즈음에 시작되었다.
우리 엄마가 할머니가 된 이 즈음,
우리 가족의 설날 연휴는 '휴식'의 다른 말이자
대청소 데이라는 이름을 붙일 법한 날들이다.

2층에 기거하는 동생님하가 2층 거실에 있는 책장을 정리하라며
웬일로 나를 들볶아서 울며 겨자먹기로 주저 앉은 나는
자료가 필요해도 어지간해서는 들여다보는 일 없는,
잡지와 책과, 스크랩 자료, 레퍼런스 자료로 모아놓은 온갖 인쇄물을
뒤적거리는 것으로 설날 지난 오후를 소일했다.

 


이렇게 멋지게 낡은 서류들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나름 옛 기억을 떠올리며 푸훗- 하게 해주었던 예엣날 기획안들.

그러다가 한 뭉치의 종이 속에서 초년 에디터일 때 작성했던
기획안을 찾아냈다.
병아리 에디터 때 쓴 것이니 잘 썼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혹시나 도움되는 이들이 있을까 싶어서
혹은 십여 년 전의 기획안이 궁금한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 싶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공유하려고 한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내가 에디터 롤을 배울 수 있었던 이 매거진은
문화잡지였고, 당시에는 3개의 큰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매달 각각의 섹션을 위한 아이템 기획안을 작성했고,
섹션의 테마가 결정되면 이를 구성할 하위 카테고리의 세부기획을 짰다.
섹션을 어떤 내용으로 구성할지가 정해지면,
에디터 각각의 특성에 맞게 기사가 배당(?)된다.


그러면 에디터들은 자기 기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구성안을 제출하고, 선배나 편집장님으로부터 컨펌받고 진행.
그 뒤로는 "주변에 이런 사람 없니? 나 인터뷰 해야 하는데, 혹시 아는 사람 있으면 알려줘. 다음 번에 밥 살게."로 시작되는 전화통화를 주구장창.
읍소 끝에 취재하고 촬영하고 나면 원고작성의 긴긴 고통이 시작된다.
ㅋㅋㅋ 그 후엔 닭 목을 비틀어도 오고야 마는 새벽처럼,
어쨌든 마감은 오고 잡지가 발행되고 왠지 모를 쾌감이 밀려오며,
다시금 다음 달 기획에 대한 서칭작업이 시작된다.

 

올려놓은 기획안은 섹션 아이템 기획안 정도인 것 같은데,
기획이 서툴러서였는지 편집부의 의도파악을 못하고
내가 밀고 싶은 것만 길-게 섹션 세부기획까지 짰네 그려. 하하-
편집부 내부 공유용이었기 때문에, PPT로 근사하게 작성되는 기획안은 아니고,
또 십여 년이 훨씬 지난 기획안임을 감안하시고 봐주길!

 

1.pdf

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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