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ham
그러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하지만, 오늘은 빈정상한 일을 토로하고 싶어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12월에 나올 예정인, 그러나 내년 초에 나올 것 같은, 단행본의 저자교정을 보는 중이거든요. 그런데 교정지의 끝으로 가면 갈수록, 욱- 우욱- 욱- 하고 화가 불쑥불쑥 납니다. A3 출력, 피바다가 된 교정지. "제 글이 김훈 선생님이나 신경숙 선생님처럼 멋진 글은 아니지만요. 그래도 원고가 너무 바뀌어서, 제가 쓴 게 아닌 것 같아요." 라는 말로 시작해 편집자와의 길고 긴 통화를 했고, 더러운 성질머리를 다스리며 나름 나이쓰-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그리고 편집자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교정지를 들여다보니 화가 나는 건, 제가 아직 '미생'이기 때문이겠죠. 휴우- 저자인 나의 원고가 고스란히 그대로 출간되는..
해외직구가 인기라지요. 생각해보면, 한 십년 쯤 전, 처음으로 질렀던 저의 해외직구도 신발이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시동걸린 해외직구도 신발이네요. 십년 전의 직구는 zappos.com 이라는 신발 사이트에서 위즈위드를 통해서 받았었던 것 같아요. 품목은 부츠였는데, 아! 그 때도 캠퍼가 하나 끼어있었군요. 하나는 캠퍼의 트윈스 부츠로, 한쪽에는 고양이 얼굴이 다른 한 쪽에는 고양이 꼬리가 있는 디자인이예요. 지금은 아이 낳고 살이 쪄서 예쁘게 못 신지만 흑흑- 다행이 딸 아이라, 물려주려구요. ㅋㅋㅋㅋ 양쪽의 디자인이 다른 캠퍼의 트윈스 시리즈. 그리고 이것이 자포스를 통해 구입했던 문제의! 휘황찬란 터콰이즈 페이즐리 부츠! 그 때는 왜 그렇게 튀고 싶어 안달이었는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그러니 저런 부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 실제로 손에 잡히는 오브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나의 로망이자 동경이었다. 글은 결국 한 권의 책이나 잡지로, 때로는 리플릿이나 브로슈어로 나오게 마련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이건, 기획하고 글쓰는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마음일지도. 그리하여 얼마 전부터 지인들과 무언가 만들어 파는 가게를 열어볼까 궁리와 모의를 하던 참이다. 만나기로 한 일주일 전, 나는 이 두 권의 책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함께 읽고 고민하면 좋을 것 같아서. 두 권 모두 아트북스에서 나온 책인데, 출간 시기는 1년 정도 차이가 난다. 는 런던에 사는 멋진 선배가 쓴 책인데 런던의 유니크한 가게와 그 주인들, 설립자들을 인터뷰했다. 도예가인 친구는 이 책..
일상적이면서 이상적인 작업환경. 북경에서 아이를 키우며 90%는 애엄마이자 주부로, 10%만 글쓰는 사람으로 살다 한국에 돌아와 다시 글쓰기 작업을 하려니, 다시 에디터 초년생으로 돌아간 듯 막막할 때가 있다. 선배를 잘 둔 덕에, 일거리를 부탁하자 마자 원고를 하나 맡겨주셨는데 이게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매거진이라서 월간지와 다르게 엄청 빡빡하다. 마감 끝나고 나면 또 마감, '우와, 원고 다 썼다!' 하고 나면 금세 또 원고를 써야하는 일상이랄까. 글쓰기를 손에서 놓은 적은 없었는데도, 매일 출근하듯 원고를 쓰지 않아서인지 원고 하나 쓰기가 예전처럼 녹록치도 않고.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어떻게 글을 쓰나요?'라는 다소 추상적인 내용이라 이번에 원고를 쓸 때의 나를 곰곰이 관찰해봤다. 순차적으로..
학부 시절에는 감히 광고계의 입사를 꿈꾸기도 했었던 터라, 광고회사를 포기한 이후로도 마케팅과 브랜드는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다. 열과 성을 다해 사랑했던, 첫사랑 같던 첫 매거진이 폐간하면서 나는 자연히 회사에서 하는 다양한 기획 분야의 글쓰기를 맡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뭔가 억울한 일에 저항하며 분연히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이후로도, '요즘 프리랜서 하신다면서요? 저희 이런이런 일이 있는데...' 하며 슬금슬금 들어온 다종다기한 일들을 하면서 안 그래도 잡다한 성향이 오만잡다 글쓰기로 번졌다. 오만잡다 글쓰기가 생활의 영역에 들어오니, 분야는 더 일파만파. 친한 친구들이 웹사이트를 오픈할 때 대문에 내 걸 짧은 글을 써 주거나, 사연을 아는 친구 결혼식 청첩장 인삿말을 써주는 등의 일은 즐겁게 할 ..
내가 생산하는 제품, 우리 회사, 딸처럼 키우는 브랜드. 분명 좋은 제품이고 건강한 회사이고, 멋진 브랜드인데, 이걸 어떻게 널리 알릴까 고민인 이들이 많다. 대기업에서야 홍보/마케팅팀을 따로 운영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들은 일당백으로 알려야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도무지 방법을 모르겠다는 이들을 위해 보도자료에 관한 간략 포스팅. 우선, 란 무얼까? 말 그대로는 이다. 신문, 방송, 잡지, 인터넷 매체 등에서 일하는 취재기자들에게 기업이 제공하는 발표문이자 자료로, 고전적인 홍보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 사회공헌활동, 괄목할 만한 성장, 이전에 없던 서비스의 출시 등 기업의 입장에서는 관련된 모든 내용을 널리 알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기자들은 본인이 받거나 찾은 보..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그릇은 딸내미의 캐릭터 플라스틱+스테인리스 그릇이다. 어찌보면 간사한 게 사람마음이라더니, 돌 전후로 이 그릇은 참 유용했다. 아무때나 낙하실험을 하는 아기들을 둔 엄마라면 더욱 더. 그런데 만 3세쯤 되고나니, 밥상머리 예절을 가르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일단은 도자기 그릇을 주는 것으로 시작. 예전에 유명한 도자기 브랜드의 디렉터님과 인터뷰를 하는 도중, 그 분이 힘주어 이야기했던 부분도 그렇다. 아이들이 함부로 다루면 깨지는 그릇에 식사를 하다보면, 식사를 하면서 찧고 까부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 다른 계기는, 제주도에 내려가 사는 친구가 차려준 아이밥상이었다. 서너 가지 반찬과 밥, 국을 아이의 양을 딱! 담아낼 수 있는 작은 도자기 그릇들에 담아서 쟁..
요즈음에는 내 삶에 철학이 필요함을 많이 느낀다. 인문학이 뭐 별건가- 고전이 인문학이지 싶어서 요즘엔 고전소설들을 하나씩 읽는 중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디킨즈 소설을 좀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었다. '크리스마스의 유령'이후로 그의 소설을 제대로 읽은 적이 있었던가. 오며가며 보는 뮤지컬 광고 때문인지, '두 도시 이야기'에 마음이 갔다. 펭귄 클래식으로 주문. 왠지 페이퍼백의 전통을 가진 펭귄북스니까, 가벼울 것 같아서다. 가벼운 종이를 써서 두툼해 진 것인지 책은 엄청 두툼했지만 소설답게 책장은 팔락팔락 잘도 넘어간다. 매력적인 것은 이야기의 전개다. 어떻게 해야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심장을 쫄깃하게 하는지를 잘 아는 작가들은 줄거리만 줄여놓고 보면 뻔한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배치하여 독..
아이를 낳아 키우다보니, 숨이 가쁜 잡지일 보다는 호흡이 긴 단행본 작업을 많이 하게 된다. 물론, 단행본으로 생계유지는 어렵다. 그저 경력단절이 되지 않으면서 천천히, 느리게 일을 한다는 것과 의미있는 책을 세상에 내어보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을 뿐. 이전 포스팅에서 출판기획안 양식에 대해 이야기 했었는데 실제로 작성된 예시를 보면 누군가에게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예전에 작성했던 제안서를 올려본다. 사실 이 제안서는 시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방향과 폭이 조금 바뀌었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단행본으로 가을 즈음 출간될 예정인데, 최초의 제안서와는 방향이 달라진 터라- 문제는 없겠지. 내가 쓴 건데 뭐. ㅋㅋㅋ 다들, 작성 사례를 보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 나...나만 그..
오늘은 제천의 문제적 주택에 조명을 달았습니다. 이제 수리해서 더 이상 문제적 주택이 아니게 되긴 했지만요. 집수리는 참 비용이 문제입니다. 좋은 걸 하자면 한없이 비싸고, 그렇다고 저렴한 걸 하자니 눈에 안 차고 그렇죠. 언제나 적당한 선에서의 절충과 타협이 중요한데, 집수리는 더 그런 것 같아요. 좋은 조명이나 페인트를 사용하고 싶어서 셀프로 집수리를 하면, 인건비 이상으로 더 비싼 걸 고르면 안 되겠죠. ^-^;;; 그리하여 이리저리 찾아보니, 조명도 가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특히 거실등이나 큰방 등 같은 건 정말 조악한 디자인에도 십 몇만원씩 하고 그 와중에도 싼 건, 비싼 거랑 비교하면 질이 확 떨어지는 것 같고. 원래는 그러지 않지만, 나름 미친듯이 인터넷 서칭을 해서 찾아낸 조명은 '바이빔..